
최근 몇 년 사이 포뮬러 원 역사에서도 손꼽힐 만큼 짧은 오프시즌이 끝났습니다. 지난해 아부다비 그랑프리 이후 불과 50일 만에 대부분의 드라이버들이 다시 트랙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빠듯한 일정 속에서, 랜도 노리스(Lando Norris)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시즌 준비가 시작됐습니다.
아부다비에서 열린 시즌 최종전은 노리스에게 단순한 레이스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생애 첫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확정했고, 2026년 시즌 자신의 머신에 1번을 달 자격을 얻었습니다. 챔피언의 상징을 공식적으로 달고 출전하는 첫 시즌입니다.
아부다비 이후 곧바로 이어진 포스트 시즌 테스트와 각종 공식 일정 속에서, 그는 성취를 되돌아볼 여유를 거의 갖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 테스트에서 2026년형 머신에 새겨진 숫자 ‘1’을 처음 마주한 순간, 챔피언이라는 현실이 비로소 실감났다고 말합니다.
맥라렌 테크놀로지 센터에서 열린 시즌 첫 공식 미디어 인터뷰에서도 그의 표정은 숨기기 어려웠습니다. 헬멧과 슈트, 그리고 머신에 새겨진 숫자를 보는 순간 지난 시간의 기억이 한꺼번에 떠올랐고, 그제야 이게 현실임을 깨닫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노리스는 자신의 커리어를 돌아보며 비교적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합니다. 카트 시절부터 약 20년에 걸쳐 하나의 목표만을 바라보고 달려왔고, 마침내 그것을 이뤘다는 사실은 분명한 전환점이 됐습니다. 다시 챔피언이 되지 못하더라도, 이미 인생의 목표 하나를 달성했다는 인식은 그에게 큰 만족감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만족감이 경쟁심을 누그러뜨리지는 않았습니다. 노리스는 새 시즌을 앞둔 마음가짐이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합니다. 여전히 이기고 싶고, 다시 정상에 서고 싶다는 감정이 자신의 기본 상태라는 것입니다.
첫 월드 챔피언 이후의 선택은 드라이버마다 달랐습니다. 막스 베르스타펜은 이후 연속 타이틀로 시대를 열었고, 니코 로즈버그는 우승 직후 은퇴를 택했습니다. 노리스는 이들과의 비교를 경계합니다. 그는 자신이 베르스타펜이나 루이스 해밀턴, 미하엘 슈마허와는 다른 멘탈리티와 접근 방식을 가진 드라이버임을 인정합니다.
다만 그는 자신의 방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에게 맞는 성장 경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노리스가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동기부여가 아니라 자신감입니다. 그는 늘 직접 경험해야 스스로를 믿는 타입이었습니다. 첫 폴 포지션, 첫 우승, 그리고 첫 챔피언까지. 경험을 통해서만 자신을 설득해 왔습니다.
지난 시즌 그는 경기력뿐 아니라 멘탈 관리에서도 한 단계 성장했습니다. 좋은 순간과 나쁜 순간을 모두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고, 타인의 성공 방식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동기부여 방식을 정립했습니다. 특히 그의 동기 중 큰 부분은 개인적인 트로피보다 팀과 함께 나누는 성취에 있습니다. 시상대 위의 순간보다, 팀원들이 함께 기뻐하는 장면이 그를 다시 움직이게 만든다는 설명입니다.
2026년 시즌, 노리스는 No.1을 달고 출전합니다. 목표는 분명합니다. 이 번호를 2027년에도 지키는 것입니다. 물론 그 가능성은 맥라렌이 어떤 머신을 준비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확실한 점은 하나입니다. 챔피언이 된 랜도 노리스는 만족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단단해졌습니다. 자신이 정상에 설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드라이버는 이전보다 훨씬 위협적인 존재가 됩니다. 2026년 시즌, 노리스는 그 사실을 다시 한 번 증명하려 합니다.